f(x)=anxn+an−1xn−1+⋯+a1x+a0라고 할 때,
서로 다른 n+1개의 실수 p1,p2,…,pn+1에 대해, f(p1)=f(p2)=⋯=f(pn+1)=0⇔f(x)=0이 x에 대한 항등식
항등식에 관한 문제를 풀다보면 이 사실을 핵심으로 하는 풀이를 가진 문제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. 이 글에서는 이 명제를 증명하고, 실제 문제에서 어떻게 이 명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.
명제의 의미
이 명제의 의미는 서로 다른 n+1개의 실수 p1,p2,…,pn+1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건f(p1)=f(p2)=⋯=f(pn+1)=0이 성립하면, 등식 f(x)=0은 항등식이라는 것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. 증명을 하기 전 몇가지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.
n=1일 때
먼저 n=1 일 때, f(x)=a1x+a0가 서로 다른 실수 p1, p2에 대해 f(p1)=f(p2)=0이 성립한다고 하면, a1p+a0=0a1q+a0=0 입니다. 다음으로 식(2)−(3)를 계산하면, a1(p1−q2)=0을 얻습니다. 그런데 p1와 p2는 서로 다른 실수이므로 p1−q2≠0입니다. 따라서 a1(p−q)=0이기 위해서는 a1=0이어야 합니다. 이제 a1=0을 식(1)에 대입하면 0⋅p1+a0=0이므로 a0=0입니다. 따라서 a1=a0=0입니다.
n=2일 때
다음으로 n=2일 때, f(x)=a2x2+a1x+a0가 서로 다른 세 실수 p1, p2, p3에 대해 f(p1)=f(p2)=f(p3)=0
이 성립한다면 먼저 f(p1)=0이고, f(p2)=0인 것을 이용하여 f(x)=a2(x−p1)(x−p2)로 f(x)를 인수분해 할 수 있습니다. 한편, f(p3)=0 이므로 f(p3)=a2(p3−p1)(p3−p2)=0 이어야 합니다. 그런데, p1, p2, p3는 서로 다른 세 실수 이므로 p3−p1≠0p3−p2≠0입니다. 따라서 a2(p3−p1)(p3−p2)=0이 되기 위해서는 a3=0이어어야 하고, 결과적으로 f(x)=0⋅x2+a1x+a0=a1x+a0가 됩니다. 앞에서 n=1일 때 f(p1)=f(p2)=0이면 a1=a0=0인 것은 이미 확인하였으므로 a2=a1=a0=0입니다.
조건 (1)의 목적
그렇다면 조건 (1)을 사용하는 목적은 무엇일까요? 조건 (1)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등식 f(x)=0이 항등식임을 보이기 위해 필요한 계산을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. 조건 (1)을 사용할 수 있다면 f(x)=0이 항등식임을 보이기 위해 f(x)의 모든 계수가 0이 된다는 것을 계산을 통해 보여줄 필요가 없습니다. 즉, an=an−1=an−2=⋯=a0=0임을 보일 필요없이 서로 다른 n+1개의 실수에 대해 등식 f(x)=0가 성립하는 것만을 보여줌으로써 등식 f(x)=0 가 항등식이라는 것을 보일 수 있게 됩니다.
증명
등식 anxn+an−1xn−1+⋯+a0=0이 항등식이 될 필요충분조건은f(x)의 모든 계수가 0이 되는 것, 즉 an=an−1=⋯=a0이므로 조건(1)⇔an=an−1=⋯=a0을 보여주면 됩니다. 필요충분관계의 증명이므로, 필요성과 충분성을 둘 다 확인해주어야 합니다.
조건(1)⇒an=an−1=⋯=a0
수학적 귀납법을 사용하여 모든 자연수 n에 대해 성립하는 것을 보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. 기본적인 증명의 얼개는 앞서 n=2인 경우에서 인수분해를 사용하여 f(x)의 모든 계수가 0인 것을 보인 것과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.
먼저 n=1일 때, 이 명제가 성립하는 것은 앞에서 이미 보였습니다. 이제 n=k일 때, 이 명제가 성립한다고 하겠습니다,
f(x)=ak+1xk+1+akxk+⋯+a0가 서로 다른 k+2개의 실수 p1,p2,⋯pk+2에 대해 f(p1)=f(p2)=⋯=f(pk+2)=0이 성립한다면 먼저 k+1개의 실수 p1,p2,⋯,pk+1을 이용해 f(x)를 다음과 같이 인수분해 해 줄 수 있습니다. f(x)=an(x−p1)(x−p2)⋯(x−pk+1) 한편, f(pk+2)=0이므로 f(pk+2)=ak+1(pk+2−p1)(pk+2−p2)⋯(pk+2−pk+1)=0 입니다. 그런데 p1,p2,⋯,pk+2는 서로 다른 실수이기 때문에 pk+2−p1≠0pk+2−p2≠0⋯pk+2−pk≠0
입니다. 따라서 ak+1(pn+1−p1)(pn+2−p2)⋯(pn+1−pn)=0이기 위해서는 ak+1=0이어야 합니다. 따라서f(x)=0⋅xk+1+akxk+⋯+a0=akxk+ak−1xk−1+⋯+a0 그런데 f(x)는 서로 다른 n+2개의 실수에 대해 그 값이 0이 되는 다항식이므로 귀납 가정에 의해, ak=ak−1=⋯=a0=0이 되어야 합니다. 따라서 (4)와 (5)에 의해 ak+1=ak=ak−1=⋯=a0=0 이 되어 조건(1)⇒an=an−1=⋯=a0은 성립합니다.
an=an−1=⋯=a0⇒조건(1)
f(x)=anxn+an−1xn−1+⋯+a1x+a0의 모든 계수 an=an−1=⋯=a0=0이면 모든 실수 x에 대해 f(x)=0이므로 f(p1)=f(p2)=⋯f(pn+1)=0입니다. 따라서 an=an−1=⋯=a0⇒ 조건(1)은 참입니다.
관련문제
2012학년도 평가원 9월 가형 21번
삼차함수 y=f(x)가 다음 조건을 만족시킨다.
(가) 방정식 f(x)−x=0이 서로 다른 세 실근 α, β, γ를 갖는다.
(나) x=3일 때 극값 7을 갖는다.
(다) f(f(3))=5
[보기]
ㄱ. α, β, γ는 방정식 f(f(x))−x=0의 근이다.
ㄴ. h(x)=x
ㄷ. g′(3)=1
풀이
(이 글의 주제와 관련있는 것은 ㄱ과 ㄴ이므로 ㄷ의 풀이는 생략하겠습니다.)
먼저 조건(가)에 의해 f(α)−α=0⇔f(α)=αf(β)−β=0⇔f(β)=βf(γ)=γ=0⇔f(γ)=γ 이므로, f(f(α))−α=f(α)−α=0 입니다. 같은 방법으로, f(f(β))−β=0f(f(γ))−γ=0이므로 α, β, γ는 방정식 f(f(x))−x=0의 근입니다. 따라서 ㄱ은 참입니다.
다음으로, 문제에서 f(f(x))를 f(x)−x로 나눈 몫을 g(x), 나머지를 h(x)라 하였으므로 f(f(x))=(f(x)−x)g(x)+h(x)입니다. 식(6)에 x=α를 대입하면 f(f(α))=(f(α)−α)g(α)+h(α)=h(α)(∵f(α)−α=0 조건(가)) 입니다. 그런데 ㄱ에서 f(f(α))=α이므로 h(α)=α입니다. 마찬가지로, h(β)=β,h(γ)=γ이므로 등식 h(x)=x는 x=α, β, γ 에서 성립합니다. 문제에서 f(x)는 삼차함수이므로 f(f(x))를 나누는 식 f(x)−x의 차수는 삼차입니다. 그러므로 나머지 h(x)는 이차이하의 다항식이 되어 h(x)=ax2+bx+c라고 쓸 수 있습니다. 등식 h(x)=x⇔h(x)−x=0이므로 ax2+(b−1)x+c=0이고, 이 등식이 세 실수 α, β, γ 에서 성립하므로 이 등식은 항등식이고, a=b−1=c=0입니다. 따라서 h(x)=ax2+bx+c=0⋅x2+1⋅x+0=x입니다. 따라서 h(x)=x이므로 ㄴ은 참입니다.
‘서로 다른’의 일반화를 해서
n차 이하 다항식이 중복도를 포함하여 n+1개 이상의 근을 가지면, 항등적으로 0이다.
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
증명할 때, 복소수범위까지에서 인수정리를 활용하면 안되나요?
다음 글의 주제를 미리 말씀해주셨네요! 말씀하신 것처럼, n+1개 이상의 근을 가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복소수 범위까지의 인수분해를 이용하여, 항등적으로 0이라는 것을 보일 수 있습니다.
이 글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원래는 대수학의 기본 원리 – 복수계수를 갖는 n차 방정식은 중복도를 포함하여 n개의 해를 갖는다-를 언급하려고 하였는데 길이 많이 길어질 것 같아서 생략하였습니다. 대수학의 기본원리에 관한 글을 잘 정리해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중입니다.
좋은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