첫째항부터 성립하는 수열과 공합 S0의 관계

수열 \(\{a_n\}\)의 첫째항부터 제 \(0\)항 까지의 합을 공합(空合, empty sum)이라고 부릅니다. 첫째항부터 제 \(n\)항까지의 합을 \(S_n\)이라고 할 때, $$a_n=S_n-S_{n-1}$$이 \(n=1\)부터 성립할 필요충분조건은

$$S_0=0$$

첫째항부터 제 \(0\)항까지의 합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?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? 이 글에서는 조건 \(S_0=0\)의 필요충분성을 증명하고, 공합 \(S_0\)의 의미를 알아봅니다.

공합 \(S_0\)의 의미를 설명하기 전에, 공합을 사용하는 예를 먼저 살펴보고, 그 증명과 의미를 설명하겠습니다.

[문제1]

수열 \({a_n}\)의 첫째항부터 제 \(n\)항까지의 합 \(S_n\)이 $$S_n=n^2+5n+c$$일때 수열 \(\{a_n\}\)이 첫째항부터 등차수열이 될 조건을 구하시오.

[문제1]의 풀이

수열 \({a_n}\)이 찻째항 부터 등차수열이 될 조건은 공합 $$S_0=0$$입니다. 따라서 $$S_0=0^2+5\cdot 0 +c=0$$입니다.  즉, 수열 \(\{a_n\}\)이 첫째항부터 등차수열일 조건은 \(c=0\)입니다.

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면,  $$\begin{align}
a_n&=S_n-S_{n-1}\\
&=(n^2+5n+c)-((n-1)^2+5(n-1)+c)\\
&=2n+4\\
&=6+2(n-1)
\end{align}$$이므로 \(a_n\)은 등차 수열을 나타냅니다. 이 식이 첫째항부터 등차수열을 나타낼 조건은 공합 \(S_0=0\)이 되기 위한 조건, $$c=0$$입니다. 즉 \(S_n\)이 \(n\)에 대한 이차식일때, \(S_n\)의 상수항이 \(0\)일 때에만 수열 \({a_n}\)이 첫째항부터 등차수열이 됩니다.

[문제2]

수열 \({a_n}\)의 첫째항부터 제 \(n\)항까지의 합 \(S_n\)이 $$S_n=\frac{n}{n+2}$$일 때, 수열 \({a_n}\)의 일반항을 구하시오.

[문제2]의 풀이

공합 \(S_0\)이 $$S_0=\frac{0}{0+2}=0$$이므로 $$\begin{align}
a_n&=S_n-S_{n-1}\\
&=\frac{n}{n+2}-\frac{n-1}{n+1}\\
&=\frac{2}{(n+2)(n+1)}
\end{align}$$을 수열 \(\{a_n\}\)의 첫째항부터 사용할 수 있습니다.

따라서 수열 \(\{a_n\}\)의 일반항 $$a_n=\frac{2}{(n+2)(n+1)},\ (n=1,2,3\cdots)$$

증명

충분성의 증명

\(S_0=0\)이면 \(a_n=S_n-S_{n-1}\) \((n=1,2,3\cdots)\)

이 성립함을 증명합니다. 충분성은 아주 간단히 증명할 수 있습니다. $$\begin{align}
a_1&=S_1-S_0\\
&=a_1-0\ (\because S_0=0)\\
&=S_1
\end{align}$$입니다. \(a_1=S_1\)은 참이므로 \(S_0=0\)이면 $$a_n=S_n-S_{n-1}\ (n=1,2,3\cdots)$$입니다. 즉, \(a_n=S_n-S_{n-1}\)을 통해 얻은 식을 수열 \(\{a_n\}\)의 첫째항부터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. 

필요성의 증명

\(a_n=S_n-S_{n-1} (n=1,2,3\cdots)\) 이면 \(S_0=0\)

이 성립함을 증명합니다. \(a_n=S_n-S_{n-1}\)이 \(n=1\)일 때도 성립하므로 \(n=1\)을 대입하면, $$\begin{align}
a_1&=S_1-S_0\\
&=a_1-S_0\ (\because S_1=a_1)\\
\end{align}$$ $$\therefore S_0=0$$

공합 \(S_0\)의 의미

\(S_0\)은 공합(空合, empty sum)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. 말 그대로 비어 있는 합이 되는 것이죠. 어떻게 첫째항부터 \(0\)항까지의 합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할 까하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. 하지만 이 개념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개념중 하나입니다.

예를 들어 보겠습니다. 수열 \({a_n}\)의 제 \(3\)항부터 제\(10\)항까지의 합은 모두 몇개의 항을 더한 것일까요? $$a_3+a_4+a_5+\cdots+a_{10}$$ 네 맞습니다. 모두 \(8\)개의 항을 더한 것입니다. 그런데 혹시 항의 개수는 어떻게 셀 수 있을까요? 직접 세어도 되지만, $$10-3+\color{red}{1}=8$$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. 마찬가지로 수열 \({a_n}\)의 제 \(5\)항부터 제 \(15\)항까지의 합 $$a_5+a_6+a_7+\cdots+a_{15}$$은 $$15-5+\color{red}{1}=11$$이므로 모두 \(11\)개의 항을 더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. 이것을 일반화 하면 수열 \({a_n}\)의 제 \(k\)항부터 제 \(n\)항까지의 합 $$a_k+a_{k+1}+a_{k+2}…+a_{n}$$은 모두 $$n-k+\color{red}{1}$$개의 항을 더한 것이 됩니다. 

자, 이제 수열 \({a_n}\)의 첫째항부터 제 \(n\)항까지의 합 \(S_n\)을 생각해보겠습니다. 제 \(1\)항부터 제 \(n\)항까지의 합이므로 모두 $$n-1+\color{red}{1}=n$$개의 항을 더한 것이 됩니다. 즉 \(S_0\)는 \(0\)개의 항을 더한 것 입니다. (제 \(1\)항부터 제 \(0\)항까지의 합은 \(0-1+\color{red}{1}=0\)개의 항을 더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. 마찬가지로 \(S_1\)은 제 \(1\)항부터 제 \(1\)항 까지의 합이므로 \(1-1+\color{red}{1}=1\)개의 항을 더한 것이 됩니다.)

이렇듯 수열에서 \(0\)개의 항을 더한 것을 공합 (비어있는 합)이라고 부릅니다. 수학에서 공합의 값은 \(0\)으로 간주합니다.

이는 컴퓨터 공학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. 배열\([i:j]\)에는 모두 \(j-i+1\)개의 수가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배열\([1:2]\)에는 모두 \(2-1+1=2\)개의 수가 저장되어 있습니다. 같은 이유로, 배열\([1:0]\)에는 모두 \(0-1+1=0\)개의 수가 저장되어 있습니다. 이러한 배열을 공배열(empty array)라고 부릅니다.

더 생각해 볼 것들

  • 그렇다면 \(S_{-1}\)은 정의가 가능할까요?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?
  • 그렇다면 수학에서 비어있는 곱(공적-空積, empty product)의 값은 무엇으로 정하는 것이 좋을까요? 팩토리얼 \(n!\)의 정의는 어떤 것인지  \(0!\)의 값은 어떻게 정해진 것인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.

4 Comment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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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등수학좋아요
3 years ago

마지막에 1+0+1=0을 수정해야할 것 같아요!

0-1+1=0으로

재수반삼수
3 years ago

도움 되었습니다! 감사합니다!

몽몽이
3 years ago

와 신세계네요 이해했습니다 감사합니다